축도




전에 섬기던 모 교회 담임 목사님께서 교도소 방문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시면서 친히 교도소를 방문하여 수감자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하셨다. 평생 목회 하시면서 유치장이나 경찰서 등은 방문하여 말씀을 전해 본 일이 있었지만, 아직 교도소를 방문해 본 일은 없으셔서 스스로 뉘우치셨다 한다.
교도소와 관련하여 아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떠 오른다. 합동측에서 선교사로 파송된 이용돌 목사님의 이야기다. 당시 그분은 필리핀에 총각목사로서 파송되었다.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노회 안수를 받아야 하는데, 보통 결혼하지 않은 분에 대해서는 사역의 여러가지 어려움 때문에 목사 안수를 해주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이 목사님의 경우는 선교사로 파송되면서 빠른 시일내에 결혼하시기로 약속을 하고 목사안수를 받았다.(물론 지금은 결혼을 하셨다.) 파송되자 마자 찾아간 곳은 필리핀의 바탕까스라는 조그마한 도시였다. 그런데 처음 그곳에 들어가서는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알 수가 없었단다. 생각하다가 시작한 것이 차를 타고 그 지역 주위를 하릴없이 돌면서 기도하는 일이었다. 아침이 되면 차를 몰고 나가서 그 지역을 계속해서 돌다가 저녁이 되면 돌아오고.... 그렇게 하기를 몇 달을 했을까?
어느날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그날도 역시 차를 타고 돌다가 실수로 꼬마아이를 치게 되었다. 다행히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었으나 어쨌던 눈앞이 캄캄해 지더라는 것이다. ‘선교하러 왔다가 아직 한 명도 전도 못했는데 아이까지 치었으니...’ 당황해서 급히 아이를 병원에 데려다 놓고 그 다음에 찾아간 곳은 경찰서였다. 자기가 아이를 치었다고 스스로를 신고한 것이다. 경찰들은 의아해 했다. ‘이런 사람도 있었나? 보통 사람들은 이런 일이 있으면 숨기고 어떻게 해서든 조용히 처리하려 할 텐데...’ 경찰들은 그의 정직성에 대하여 감탄하게 되었다. 결국 교통사고 건은 경찰들의 도움으로 잘 처리되었다. 그런데 경찰들이 대화하던 중 그가 목사이며 선교하러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도리어 그에게 어떤 부탁을 하더라는 것이다. 그 부탁이란 그곳에 있는 교도소를 방문해서 수감자들에게 설교를 해 달라는 것이었다. 예기치 않게 사역거리를 얻어서 그는 감사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설교를 준비하여 수감자들 앞에서 뜨겁게 예배를 인도하고 메세지를 전하였다. 수감자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았다. 결국 많은 죄수들이 예수를 믿기로 하고 선교사님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교도소 사역을 하기로 결심하셨다. 그런데 그날 우스운 일은 예배가 끝날 즈음에 발생했다. 우리가 잘 아는대로 예배의 마지막 순서는 목사님의 축도이다. 보통 축도하는 분이 축복을 받는 대중을 향하여 손을 높이 들고 축도를 하신다. 이때도 다름없이 선교사님은 손을 높이 쳐 들고 뜨거운 축도를 하셨다. 그런데 눈을 떠 보니 모든 죄수들도 똑같이 손을 높이 쳐 들고 있더라는 것이었다. 예배를 처음 드리던 그들은 무조건 따라 해야만 되는 줄 알았던 모양이었다.

전성진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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