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움은 결코 빛을 덮지 못한다




어느 날, 늦은 밤에 차를 타고 부두길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날 따라 어두움은 더 짙어만 보였고, 세상은 무거운 어두움에 덮혀 형체를 알아 볼 수가 없었다. 자주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던 부두가의 온갖 쓰레기, 기름 찌꺼기까지 보이지 않는다. 어두움은 신비한 베일, 세상의 모든 것을 덮어 버렸다. 당당한 어두움의 기세는 온 세상을 그 앞에 항복하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그 어두움 사이로 멀리 펼쳐진 바다에서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몇 개의 점들이 있었다. 불빛들......
그 당당한 기세를 몇 개 되지 않는 점들이 가르고 있었다. 더 어두운 밤이라 그런지 불빛들은 더 찬란하고 영롱하게 보였다. 이미 나의 마음은 거대한 어두움보다 작은 불빛들에 빼앗겨 버렸다.
고등학생 때 부터 예수님 믿고 신학교를 들어가서 공부를 하면서 순진한 열정으로 살던 시절을 돌이켜 본다. 하나님 앞에서 말씀대로 바르게 살려고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그러한 열정들이 점점 변질되어만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세상을 너무 많이 알게 된 탓일까? 세상이 너무 어두워진 탓일까? 스스로 노력해 보아도 어두운 세상의 위력앞에서는 미약하게만 느껴졌고, 나의 노력이 도대체 세상에 아무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았다. 어두움의 위력앞에 압도당한 것이랄까?
이런 나에게 그날 밤의 경험은 새로운 응답이었다. 어두움은 나의 정체성에 결코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빛’이기 때문이다.
어두움 속에서는 어떤 것이 아름답고 어떤 것이 추한지 알아볼 수 없다. 때로 어두움은 추한 것 조차 묘하게 미화 시킨다. 그러나 어두움이 숨길 수 없는 것은 빛이다. 그의 사력을 다해 짙으면 짙을 수록 빛은 더욱 영롱해지고, 무겁게 내리 누를 수록 빛은 더 자유롭게 퍼져 나간다. 결국, 어두움은 -제가 원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빛을 받쳐주는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은 법칙인 것이다.
필자가 초등부를 맡은지 오늘로서 만 1년 이다. 돌이켜 보면 잘 했던것은 하나도없고 모두 허물 투성이다. 하나님 은혜 없었더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 이날 우리는 그동안 키웠던 어린이들의 일부를 소년부로 보내고, 일부는 유년부에서 인수 받는다. 이 시점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그대로 팽개쳐 버리지 아니하시고 다시 새로운 한 해로 우리를 몰아 가신다. 다시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려는 것이다. 하나님이 선택하신 종들이 어두움을 핑계하지 않고 무기력하지 않고 하나님의 빛을 발하는 사명을 재확인시키려 하시는 것이다. 이런 하나님의 포기하지 않으시는 사랑속에서 짙은 어두움속에서도 힘있게 퍼져 나가는 빛이 되기를 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