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이 만들어갈 어린이
얼마 전 ‘퍼펙트 월드’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이 영화는 탈옥수가 인질로 잡은 한
꼬마를 데리고 도망 다니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영화였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탈옥수(케빈
코스트너 분)는 꼬마의 생명을 위협하는 동료 탈옥수를 살해한다. 또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어 준 한 부부가 자식에게 불친절하게 대하여 주는 것을 보고 분개하여 값 비싼 자동차를
빼앗는다. 그리고 자신에게 안락한 잠자리를 제공한 한 농부가 손자를 무지막지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분노하여 그에게 보복한다. 사실 이 탈옥수는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으면서 자랐던 것이고, 이 사실이 비슷한 상황에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복수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는 학대받는 어린이들 속에서 자신의 과거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들이 받고
있는 처우들이 아이들의 미래에 현재의 자신과 같은 모습을 만들어 내리라는 것을 알았기에,
무지한 부모들을 향하여 반항적인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인질로 데려온 꼬마에게는
그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정성을 다하면서 그를 존중해 준다. 이 꼬마는 아버지 없이 여호와
증인 엄마 아래서 여러가지 통제를 받으며 부자유스럽게 자라왔다. 탈옥수는 이런 꼬마를 위해 아버지 같은 역할을 하면서 아이의 사소한 소원까지 충족시켜 주리라 약속한다.
영화의 종반 쯤 이 탈옥수는 그가 아이에게 한 모든 약속을 다 지켰는데, 그 순간 무심한
저격수의 총을 맞고 어처구니 없이 죽어 간다.
이 영화에서 무작스런 이 사내가 던져주는 메시지는 어린이들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필자
역시 어린이를 대함에 있어서 가장 바람직한 태도를 친절이라 생각한다. 친절은 그 속에
적당한 습도와 온기가 있어서 친절의 공간속에 들어오는 대상이 자유롭게 싹이 트고 마음껏
활동하면서 성장하도록 보호해 준다. 친절은 그 자체에 열기가 있어서 얼어 있는 것들을 녹이는
힘이 있다. 그래서 친절은 잘 모르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또 친절은 상대방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 친절은 그 대상을 존귀히 여긴다는 사실에 대한
보증이며 대하는 사람의 정성의 표시다. 어린이들을 친절하게 대한다는 것은 그들을 존중한다는
표시이며, 그들이 바르고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한다는 것이다.
존귀한 대접을 받으면서 자란 어린이들은 존귀한 사람이 되며, 무가치한 대우를 받으며
자란 어린이는 비천하게 된다. 우리 사회에 사람들이 각박하고 경직된 얼굴을 가진 이유는
아마도 지금 기성세대를 이루고 있는 사회의 주역들이 자라날 당시만 해도 제대로 친절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자라나서 그럴 것이다. 우리가 애쓰면서 키우는 어린이들이 존귀하게 되느냐
비천하게 되느냐는 것은 일상 중에 어린이를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에 달려 있다. 자신에게
나아오는 어린이를 막는 제자들을 꾸짖으시면서 어린이들을 천국의 왕자와 공주들로 맞이하신 예수님의 얼굴에 우리의 모습을 비추어 보자. 그리고 지극한 정성과 친절한 모습으로
어린이들을 반기며 그들을 사랑하자.
전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