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에 자유로운 믿음




얼마전 94 청소년 선교횃불 준비위원모임 에 참석했을 때의 일이다. 대부분 준비위원모임이 월요일 아침에 있기 때문에 필자는 교역자회의에 참석하느라 그동안 거의 참석할 수가 없었다. 월요일 아침 모임에 참석할 수 없는 위원들이 나 외에도 제법 몇몇이 된다. 그래서 모임이 끝나면 전화와 우편물을 통해 의논 되어졌던 사항들에 대하여 소식을 듣곤 하는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대회개최일이 가까와 면서 위원들이 함께 참석하여 의논하고 각 진행사항을 검토하는 것이 더 절실해 지게 되었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준비위원들이 평일에는 각각 맡은 선교단체와 봉사하는 교회사역, 혹은 학업으로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그런 가운데 시간을 맡추려는 아이디어를 내다보니 늦은 밤에 모이는 것이 가장 시간적 부담이 적은 것으로 보였나 보다. 그것도 평일밤보다는 예배와 봉사를 다 마치고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주일밤에 모이기로 했다.
그래서 얼마전 주일밤 11시쯤 준비 위원들은 부산역에서 모여서 대회가 개최될 김해 야웨동산
으로 달렸다. 그곳에 준비된 방에서 밤을 새도록 함께 기도하고 준비상황을 점검하였다. 그러다가 새벽녁에야 잠시 눈을 붙이기로 하고 아침엔 전체 집회가 개최될 장소로 가서 기도하기로 했다.
청소년 선교횃불 예상 참석인원은 약 3500명이 되고, 이들을 한꺼번에 수용하여 전체집회를 하려면 아주 넓은 장소가 필요하다. 부산시내에서 적합한 장소를 찾아보았지만 숙식을 함께 할 수 있으면서 그런 넓은 집회장소를 가진 곳은 드물었다. 결국 찾게 된 곳이 바로 아직 한창 공사중인 김해 야웨동산인 것이다. 아직 대부분의 위원들이 직접 전체집회장소에는 가본 적이없다. 대회 전체를 인도해 나갈 실행총무인 황 목사님(청소년 선교회 부산지부장)만이 그 장소를 알 뿐이다.
결국 아침이 되어 우리는 눈을 붙인둥 마는 둥 하다가 일어나서 황목사님의 인도로 산행겸
김해 야웨동산내의 시설들을 돌아보았다. 아직 한여름은 아니지만 산빛은 점점초록으로 물들어 가고 한 껏 시절을 누리던 아카시아꽃들이 이제 시들어 가면서 곳곳에 꽃잎들을 흩 날려 놓았다. 잠을 못자서 눈을 제대로 떠지못하면서도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오랫만에 파뭍혀 보는 산록이 그렇게 싱그러울 수가 없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올라가던 우리의 발은 산등성이에 있는 어느 조그마한 공터에 머무르게 되었다. 한 오륙십평쯤 될까? 나도 모르게 "여기에 텐트 몇 개 쳐도 되겠구나!"라고 중얼 거렸다.
그런데 황목사님은 전체 위원들을 향해 여기가 바로 우리가 이번 여름에 집회를 개최할 전체집회장입니다! 네--? 모두가 깜짝 놀라 소리를 쳤다. 여러분이 서 있는 이 공터가 무대가 될 것입니다. 그럼, 학생들은 어디에 앉을 것입니까? 학생들은 여러분들이 지금 보시는 산등성위로 펼쳐 앉게 될 것입니다. 예--에? 그가 가리키는 곳은 공터를 발끝으로 해서 위로 올라가면서 펼쳐진, 숲과 덤풀로 이루어진 산등성이, 아니 숲속이었다. 한 군데도 평평한 곳은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돌부리들, 바위 그리고 하늘로 제 마음대로 솟아오른 나무들, 마치 뱀이라도 나올 것만 같다. 우리들에게 그는 위로 올라가서 얼마나 멋진 장소인지 아래로 내려다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도 중간쯤 앉아 무대가 될 공터를 내려다 보면서 환상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의 계획은 그곳에 있는 수풀들과 덤불들을 다 제거하고 제멋대로 생긴 나무들의 잔가지들을 다 쳐내고 바닥에는 3000명이상이 앉을 수 있도록 폐 갑바들을 깔아 놓는다는 것이다. 그의 눈에는 우리눈에 거슬리는 그 나무들이 다듬어져서 학생들에게 그늘을 제공할 천연의 양산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가슴은 이미 자신이 앉아있는 곳을 비롯하여 산등성이를 덮을 3000여명의 학생들의 찬송소리로 벅차오르고 있었다. 우리는 그런 황당한 장소를 보고 도대체 어떻게 그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되었는지 놀랍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나 이미 우리의 가슴에도 그의 말을 통해 그 장소가 3500명을 위한 하나님의 선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 일을 통하여 큰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우리 머리로 판단하여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 에만 우리의 믿음 을 둔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믿음이 아니다. 단지 우리 자신의 한계성만
을 믿는 것(?) 일 뿐이다. 진정한 믿음을 가진 사람의 눈에는 보통사람의 눈으로는 도저히 될 수 없을 것 같은 일이지만 이미 이루어 진 것이 보이며 그를